스토리 소개
지구 최후의 날을 테마로 그린, 데즈카 오사무 초기 SF를 대표하는 장편 만화입니다. 거듭되는 핵실험의 영향으로, 인류가 모르는 곳에서 조심스레 신인류 후문(Fumoon)이 탄생하고 있었습니다. 야마다노 박사는, 그 위험을 온 세상에 경고합니다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고, 결국엔 스타국과 우라늄 연방이 전쟁을 시작해 버립니다. 그런데 마침, 지구에는 무서운 암흑 가스구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벌써 그것을 눈치채고 있던 후문은, 5만 종류의 동물과 500명의 점잖은 사람만을 원반에 싣고 지구를 떠나버립니다. 암흑 가스구름은 한층 더 지구에 접근해, 결국 지구 최후의 날이 다가오게 됩니다.
작품에 대하여
데즈카 오사무가 오사카의 출판사에서 그린 마지막 신작 단행본으로,「로스트월드」(1948),「메트로폴리스」(1949)에 이어지는, 초기 SF 3부작의 완결 편입니다. 일본, 스타국, 우라늄 연방을 무대로 탐정인 수염 아저씨, 그 조카인 켄이치, 소년 신문기자 로크 등, 20명이 넘는 스타 캐릭터가 각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군집극으로, 그 당시의 만화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습니다. 처음엔 700페이지나 되었던 원고(천 페이지라고도 말해지고 있습니다)를, 단행본화 하기엔 너무 길다고 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300페이지로 줄였다고 하는 이야기는 팬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일화입니다.
데즈카 오사무가 평생을 걸고 만화로 호소해 온 소중한 테마 중 하나인, 「반전(反戰)」의 메시지가 담긴 장편 작품입니다.
1945년의 패배 선언에 의해 일본으로서는 끝장나버린 세계 대전이었지만, 전 세계가 일시에 전쟁을 그만둔 것은 아니고, 동아시아에서는 그 후로도 한국 전쟁이 1950년에 발발하였고, 미국과 소련은 「냉전」이라는 형태로 첩보전이나 핵무기 개발 경쟁 등 변함없이 대치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그런 세계의 상황에 대한 분노와 아이러니가 담겨 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수염 아저씨
사립 탐정. 도쿄역에서 야마다노 박사에게 수상함을 느끼고 미행하여 신인류 「후문」을 목격하지만, 후문의 힘으로 하늘로 날려져, 우라늄 연방에 의해 수상한 인물로 파악되어 지하 공장에 수용된다.
켄이치
수염 아저씨의 조카로, 행방이 묘연해진 수염 아저씨를 찾고 있다. 야마다노 박사의 저택에서 발견한 후문 로코코를 돌봐주고 친구가 된다.
로크 홈
스타국 신문사의 아들. 풋내기 신문 기자였지만, 룸펜의 램프로부터 시한폭탄을 맡게 되었기 때문에, 경찰에 잡혀 버린다. 스타국 원자력 위원장 노타아린은 보호 석방의 조건으로 로크를 우라늄 연방에 스파이로 파견하지만, 곧 잡혀 지하 공장에 수용된다.
야마다노 박사
물리학 박사. 풀네임은 야마다 노코 박사. 이노카시 공원 근처에 살고 있다. 스타국의 원자폭탄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말굽섬에서 신인류 '후문'을 발견한다. 원자폭탄이 지구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을 우려하고, 후문에 대하여 국제원자력회의에서 발표한다.
로코코
말굽섬에서 발견된 신인류 · 후문의 여성. 인간의 절반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고, 머리에서 촉수 같은 것이 튀어나온다. 텔레파시나 인력(만유인력)을 조종하는 힘을 가진다.
코코아
스타국 원자력 위원장 노타아린의 딸이자 로크의 연인. 제멋대로의 성격에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
이반
우라늄 연방의 중요 인물 니콜라이 레드노프의 아들. 지하공장의 최고 간부로 파견되었지만 본인의 희망으로 한 명의 공무원으로서 일한다. 정의파에 상냥한 소년.
포포냐
우라늄 연방의 과학자. 우라늄 연방 과학성 장관 · 위스키의 딸로, 이반의 약혼자. 자발적으로 과학자가 되어 지하공장의 공장장이 되었다. 코코아와 쏙 빼닮은 외모를 하고 있다.
데즈카 오사무가 말하는 '다가올 세계'
H.G. 웰스의 '다가올 세계'라는 영화는 전쟁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규모의 대작 SF 영화입니다.
내용 그 자체는 --전후, 신주쿠의 작은 영화관에서 보았지만-- 별로,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전반에는 지루해서 하품을 네다섯 번은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이 만화를 그린 훨씬 후의 이야기입니다.
즉,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 만화는 웰스 영화의 흉내나 표절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마찬가지로, 「다가올 세계」도 그다지 인류의 미래를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니고(한번, 어딘가의 잡지에 부록으로서 재록했을 때는,「신인류 후문」이라는 타이틀로 바꾸었을 정도입니다), 그 제목에서 오는 이미지와 본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어쨌든, 이 만화는, 저의 간사이 시대 단행본 중 마지막 작품(※편집자주: 이는 선생님의 착각으로, 마지막 단행본 작품은 1953년에 발행된 「죄와 벌」)이라서, 나름대로 꽤 시간을 들여, 정성껏 그렸던 작품입니다.
그 구상은, 「메트로폴리스」를 그렸던 쇼와 24년경에 벌써 세웠던 것 같고, 구상 노트가 이 사이에 발견되었습니다.
상하권 합쳐서 3백 페이지 정도의 작품입니다만, 실은 1천 페이지 정도 원고를 그렸습니다.
왜 천 페이지 전부를 사용하지 않았는가 하면, 그 당시, 그렇게 긴 이야기는 단행본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눈물을 머금고 여기저기 페이지를 쏙 빼거나 이야기를 싹둑 잘라낸 것이니까, 그렇게(게다가 상권은 더욱 심했다!) 다이제스트적인,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켄이치가 있는 나가야 패거리들의 에피소드 등은, 그 4배는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의 성격이 분명한 것이, 그야말로 디즈니의 일곱 난쟁이처럼 즐겁게 그렸던 것입니다.
그런 미사용의 원고를 경박하게도, 놀러 오는 팬들에게 그냥 주거나, 태워 버렸기 때문에, 지금은 단지 3, 4장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후략)
켄이치가 사는 나가야의 개성 풍부한 이웃들
'다가올 세계'는 스타 공화국과 우라늄 연방의 '냉전'으로 시작됩니다. 우라늄 연방은 '스탈린'과 쏙 닮은 위스키 장관에 의해 좌지우지당하고 있었고, 변경의 툰드라 지하에는 방대한 비밀 공장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수염 아저씨와 스타국의 첩보부원인 로크가 강제노동을 받고 반항하다 '철창에 갇힌 새의 형'을 받고 세뇌를 당해 인격이 파괴되고 폐인이 됩니다.
한편, 스타국에서는 달러의 힘으로 벼락부자가 된 무뢰한 램프가, 지구가 파멸한다는 것을 알고 전국의 기술을 사 모아 로켓을 건조해 자신과 자신의 일족만 탈출하고자 합니다.
어쨌든, 상당히 허무한 마음으로 이것을 그려, 언해피 엔드로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음 해, 한국전쟁이 일단 휴전에 들어가, 마침내 일본이 강화조약에 조인했기 때문에, 「다가올 세계」의 라스트도, 대단원으로 하여, 「만약 인류가 다시 실수를 반복한다면, 위기는 다시 올 것이다」라는 의미의 경고를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결말은 학생들에게서 비교적 인기를 끈 것이었습니다. 그 무렵에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직장인 중에서도, 저의 독자들이 있었습니다.
(매일신문 간행, 『나는 만화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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