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메타 버스

메타 버스는 영어로 표기하면 'metaverse'로 초월을 나타내는 접두사 "meta"와 우주를 나타내는 "universe"를 조합한 조어입니다. 미국의 작가 닐 스티븐슨이 1992년에 발표한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 등장한 용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이 X축과 Y축의 평면에 구성된 2차원이라면, 메타 버스는 Z 축이 더해진 3차원의 인터넷에 해당합니다. 메타 버스를 직역하면 '초월 우주'입니다만, Wikipedia의 영어 버전에 따르면, 『스노우 크래쉬』에서 '메타 버스'라는 용어는 인터넷의 뒤를 이을 가상현실을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Metaverse - Wikipedia

 

원조 메타 버스라고도 할 수 있는 게임 Habitat는 80년대에 탄생하여,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도 불구하고 PC통신을 통해 2차원 공간이긴 하지만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실현했습니다. 그 후 다양한 게임과 서비스가 뒤를 이었습니다. 현대적인 메타 버스라고 하면,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Linden Lab 사의 Second Life가 대표적이지요.

 

Welcome | Join Second Life

 

Second Life는 2007년에 큰 주목을 받고 이듬해인 2008년에는 Google은 Google Lively라는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단, Second Life 붐은 곧 수그러들고 Google Lively의 개발은 약 반년만에 종료되었습니다.

Google Lively - Wikipedia

 

Second Life가 일세를 풍미했던 2007년, 2008년은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Facebook과 Twitter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iPhone을 시작으로 스마트 폰이 출시되기 시작한 시기이며, 메타 버스라는 선진 서비스가 받아들여지기엔 아직 빨랐는지도 모릅니다. 그로부터 10년 이상 경과하여 블록체인이 사회에 침투한 가운데, Decentraland와 Cryptovoxels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 버스도 등장했습니다.

 

Welcome to Decentraland

A virtual blockchain world

 

2020년대 들어 통신 속도와 컴퓨팅 파워가 한층 향상되고, 저렴하고 성능 좋은 VR고글이 보급되어 메타 버스가 더 널리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갖춰졌습니다. Horizon(페이스북의 가상현실 시장)의 개발을 추진하는 Facebook이 2020년 아바타 기능을 발표하였고 친구와 가족들이 아바타를 만든 것을 본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은 메타 버스의 구축 타이밍을 엿보고 있으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메타 버스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기업이나 단체가 제공하는 중앙 집권적인 메타 버스에도 과제는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메타 버스의 지배 구조와 자산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메타 버스의 지속성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어서 메타 버스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과제에 대해 알아봅시다.

 

메타 버스와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과제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던 세대의 메타 버스는 아이템이나 오브젝트를 메타 버스 안에 갇힌 세계에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갇힌 세계 밖에서도 몰래 법정통화로 아이템이나 아바타 등을 거래하는 RMT(Real Money Trading)는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애당초 운영 측에서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기를 비롯한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아서, 운영 측이 데이터 만으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과제도 있었습니다. 또한 서비스가 종료되어 운영사가 없어지는 등, 메타 버스의 운용이 정지되면 자산 정보가 기록된 데이터베이스도 사라져 버려, 사용자가 이전에 과금한 아이템 및 오브젝트 같은 자산들도 소멸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블록체인은 원장에 데이터를 한 번 기록하면 수정은 거의 불가능하며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고 유지됩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어디로 정보가 이동하는 것을 확실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특성을 살려 메타 버스의 항목과 객체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여 블록체인이 존재하는 한 자산이 변조 불가능한 형태로 관리받고, 스마트 계약에 의해 권리 이전을 관리하고, 게임 외부에서 유저들이 아이템을 공식적으로 거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소스 코드가 공개되어 있는 분산형 메타 버스라면 투명성은 더 높아집니다. 과거의 메타 버스에서 아이템이나 오브젝트의 소유권은 주최 측이 모두 소유한 항목을 사용자가 사용하는 구도였다면, 소유권 관리를 블록체인으로 함으로써 정말 사용자가 소유권을 가질 수 있게 합법적으로 아이템이나 오브젝트의 매매를 중앙 집중적인 운영 없이도 정식으로 실시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도 및 공간 내에 배치된 객체 같은 것은 블록체인에 의한 합의 형성하에, 누구나 접근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조작 등의 비리가 어려워,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가상공간이 공유된다는 점은 지금까지의 메타 버스보다 크게 업데이트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기존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 버스에서 운영자가 토지와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점에 관해서는 아직 중앙 집권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중앙이 '무에서 유를 낳을 존재'로 군림하고 있는 점은 중앙 집권적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토지의 생성과 분배를 시작으로 하는 메타 버스의 운영은 사용자를 더 끌어들여 분산형 거버넌스를 시도할 프로젝트로 앞으로 더 검토 및 개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또 다른 측면의 과제로서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와 수수료 등의 과제가 메타 버스의 병목현상을 낳을 수 있습니다. 2020년 여름에는 Ethereum의 가스비(수수료)가 상승하여, 메타 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와 유저가 수수료의 과제를 재인식 하였습니다. 처리 속도와 수수료의 과제는 사이드 체인을 사용한 것이나, 향후 세컨드 레이어 기술을 도입하여 해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록체인을 사용한 메타 버스

전통의 Decentraland와 독자 노선의 Cryptovoxel

Decentraland는 블록체인 여명기인 2015년, Cryptovoxels는 2018년에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2018년부터 2019년까지의 가상 통화 침체기를 넘어 개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 Ethereum 기반의 오픈소스 분산형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가 구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Decentraland와 Cryptovoxels는 Ethereum 기반의 분산형 가상 세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만, 대조점도 있습니다. 먼저 외형입니다. 메인 스트림 3D CG 느낌의 Decentraland에 비해 Cryptovoxels는 레고 블록을 쌓은 보셀(Voxel : 3차원 공간에서 한 점을 정의하는 그래픽 정보의 단위) 아트 형식의 세계입니다. 처음 Cryptovoxels의 세계를 보면 이질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Cryptovoxels는 아트에 주력하는 형태로 독자적인 노선을 개척하고 그 묘한 매력에 매료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Decentraland의 세계

 

Cryptovoxels의 세계

 

개발 · 운영체제 측면에서는, Decentraland이 기업으로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Cryptovoxels은 사실상 Nolan Consulting Limited의 Ben Nolan 씨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Decentraland는 자체 토큰 MANA 소지자에 의한 분산형 거버넌스를 실현하려 합니다. Cryptovoxels는 Decentraland 같은 분산형 거버넌스 구조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Nolan 씨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토큰 전략도 간파할 수 있습니다. Decentraland는 자체 토큰 MANA가 있지만, Cryptovoxels는 Ethereum이 사용됩니다. 일단 Cryptovoxels에도 독자적인 토큰 $COLR가 있었습니다만, 거의 사용되지 않아 폐지되었습니다.

 

Cryptovoxels는 개발 인력이 적기 때문인지 토큰은 Ethereum을 이용하여 토지를 비롯한 자산의 매매는 OpenSea라는 크립토콜렉티블을 위한 마켓 플레이스와 연계하여 적절하게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OpenSea: Buy Crypto Collectibles, CryptoKitties, Decentraland, and more on Ethereum

 

Decentraland와 Cryptovoxels는 모두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시각적으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세계를 탐험할 뿐만 아니라 토지를 구입하여 세계의 구축에도 관여할 수 있습니다. Cryptovoxels는 외부 도구를 사용하여 만든 보셀(Voxel) 파일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Cryptovoxels 사용자는 이미지와 동영상 작품뿐만 아니라 보셀 파일을 묶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능 토큰)를 발행하고 가상 세계에서 전시하거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NFT는 CryptoKitties 등에서 ERC721 표준이 이용되기 시작한 2017년 말부터 3년간 크게 발전하여 현재는 Rarible 등을 사용하여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손쉽게 ERC721 표준 기반의 NFT(대체 불능 토큰)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Rarible: NFT Marketplace

 

The Sandbox

주요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 버스로 유명한 것은 Decentraland와 Cryptovoxels이지만, 모바일 및 Windows 게임 The Sandbox도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 버스에 2018년부터 몰두하고 있습니다. The Sandbox는 Decentraland, Cryptovoxels와 마찬가지로 Ethereum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pre세일 매물로 나와있는 땅을 사서 캐릭터 및 아이템을 만드는 거래라 할 수 있습니다.

 

The Sandbox Game - User - Generated Crypto & Blockchain Games

 

The Sandbox는 2019년 10월 현재 4000만 다운로드, 월 사용자 100만 명 이상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 버스만 집계한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되며,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 사용자 수가 일반적인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크게 웃도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스티브 잡스가 젊은 시절 일하던 곳으로 유명한 전통 비디오 게임회사, 'Atari(아타리)'는 The Sandbox 위에 유명한 게임의 보셀(Voxel) 버전 제작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Iconic Atari®️ Properties are Headed to the Revolutionary Blockchain-based Gaming Metaverse, The Sandbox

Iconic Atari®️ Properties are Headed to the Revolutionary Blockchain-based Gaming Metaverse, The Sandbox » Atari

 

The Sandbox는 메타 버스에 관한 식견을 지니고 있으며, 향후 대기업들을 끌어들이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대형 메타 버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끝으로

Decentraland와 Cryptovoxel 두 개의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 버스 개발이 지속되고, 동시에 NFT(대체 불능 토큰)를 작성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가며, 새로운 세계가 탄생하고 있다는 것에 두근두근 기대를 품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요?

 

사례로 다룬 The Sandbox의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 중앙 집권형 가상 세계가 블록체인으로 전환되는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가상 세계에서 플레이하는 인기 게임은 닌텐도의 「모여라 동물의 숲」과 마이크로 소프트 자회사 Mojang Studios의 「마인 크래프트」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게임을 구축할 수 있는 이른바 가상 세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는 Andreessen Horowitz에서 상당한 투자를 얻고, 그 이용자 수가 마인 크래프트를 초과한 것으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Roblox Raises $150M in Series G Financing, Led by Andreessen Horowitz - Roblox

Horizon(페이스북의 가상현실 시장)의 준비를 진행하는 Facebook이 아바타 기능을 발표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소셜 네트워크가 점차 메타 버스, 분산형 메타 버스 분야로 확장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향후 분산형 메타 버스가 사용자 층을 넓혀 중앙 집권적인 메타 버스가 블록체인의 사용을 검토해 가는 가운데, 토지를 팔아 돈을 벌거나, 일시적 유행이 아닌, 누군가가 인의적 컨트롤이 불가능한 투명하고 신뢰 가능한 분산형 메타 버스가 나와서 꽤 재미있는 세계가 펼쳐지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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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비트코인 처음 대박 치던 시절, 이런 망상을 했었습니다.

부동산 광풍이 일어서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사이버 공간의 지구를 블록체인으로 그대로 구현해내서, 블록체인으로 사이버 부동산을 사고 판다면?

사이버 공간에서도 과시욕 많은 사람들이 금싸라기 땅을 차지하려고 박 터지게 싸우지 않을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