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계는 지수 함수적으로 지능을 높여가는가, 이 현상의 핵심이 되는 패러독스
기계가 하는 일이라고 하면, 주로 조립 라인의 조작이나 자동차의 조립이었다. AI는 그러한 일을 자동화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런 일에 나는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2020년의 사건이 모든 것을 바꾸어 버렸다.
인류는 기술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왔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현대 인공지능은 그 관계를 졸업한 것이다. 그해 6월 GPT-3 가 일반에 공개됐다. 그리고 12월에는, 생성적 머신에 의한 Art의 가장 충격적인 진보 중 하나인 VQGAN이, 큰 물결을 일으키며 나타났다.
AI가 처음으로 인간의 창조성을 재현한 것이다. 예술, 디자인, 언어 등, 종래에는 인간의 본질이라고 생각되던 개념이, 더 이상 그렇게 여길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 능력 향상의 경향은, 실은 약 40년 전에 예측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예측에 근거해 우리 사회가 다음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있다.
모라벡의 역설(Hans Moravec, 1948년생)
1980년대 후반 컴퓨터 과학자이자 로봇 공학자이기도 한 한스 모라벡은 흥미로운 패러독스를 제창했다.
그 패러독스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급 수학 능력은 인간의 명민한 지능의 진면목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느끼며, 일반적인 미적분 교과서에 실려 있는 문제의 일부를 풀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학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계는 어떤 수준의 수학도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선형 대수이든 미분 기하학이든, 기계에게 있어서 어떤 수학도 단순한 산술 이상의 것은 아닙니다.
계산에서 문화로
컴퓨터(Computer: 계산기)는 아마도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표현일 것입니다. 계산하기 위해 우리는 그것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는 수학뿐만 아니라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라벡의 역설은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지적 작업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적용 범위는 언어, 형식적 추론, 예술적 창조성 등을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GPT-3는 이미 평균적인 대학 졸업생보다 뛰어난 문장을 쓸 수 있고 DALL-E 2 와 Imagen 은 평균적인 아티스트보다 능숙합니다. 그리고, LaMDA (Google이 개발한 대화 AI) 나 Flamingo (DeepMind가 개발한 화상 인식 모델로, 이미지를 설명하는 캡션을 생성)등의 새로운 언어 모델은, 지적인 인간을 애먹이는 복잡한 추론 문제들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AI는 세계 수준의 예술 작품, 장편의 서적과 백서, 무한에 가까운 복잡성을 가진 악곡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인간의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기계의 역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왜 컴퓨터가 창조적이 되었을까요? 인류가 수천 년이나 걸려온 것을 어떻게 AI는 불과 몇 년 만에 해낸 것일까요?
인간은 지각과 모빌리티에 뛰어나지만, 그 이외는 그다지 좋지 않다.
진화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컴퓨터의 창조성 증대의 비밀은 상당히 간단한 문제입니다. 인간의 뇌는 논리나 추론, 예술 등 난해한 것보다 생존을 위한 진화에 훨씬 오랜 시간을 써왔습니다.
즉, 걷고, 달리고, 물건을 잡고, 균형을 잡는 등의 '모빌리티'는 우리 인간에게 너무 쉬운 일이고, 고민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해냅니다. 우리 뇌의 대부분은 이 일에 수백만 년에 걸쳐서 최적화되어 왔으며, 인간은 '움직이기' 위해 진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또 다른 『백경(허먼 멜빌의 소설:Moby-Dick)』을 써내거나 어려운 문제를 수론 하거나 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활동은 인류 역사상 비교적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뇌구조가 진화에 의해 구축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작업에는 엄청난 양의 사고와 집중 및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언어나 예술이나 그 의미는 본질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 해도, 인간은 항상 매우 한정된 도구를 사용해 이 문제에 임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어렵다고 여겨 온 것입니다. 현대의 AI에 이런 문제들을 주어도 우리와 같은 본질적인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모라벡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가 힘들다고 느끼는 작업들을 컴퓨터는 간단히 처리합니다.
로봇이 샌드위치에 고전하는 이유
반면에 인간이 수행하는 매우 간단한 것이 기계에게는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햄치즈 샌드위치를 만드는, 그다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작업을 생각해 봅시다.
인간이 샌드위치를 만드는 알고리즘은
1) 빵을 찾는다.
2) 식탁에 빵과 버터를 놓는다.
3) 햄과 치즈를 꺼낸다.
4) 음식 재료들을 쌓아 올린다.
그리고 잡다한 것들은 전부 냉장고에 다시 집어넣고 맛나게 먹는다. 이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한편, 컴퓨터가 이런 작업들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어려운 이유는 주로 (이 작업에 요구되는 것이) '지각'과 '모빌리티'이기 때문입니다.
2050년, 인간의 가사를 돕는 범용적인 「헬퍼」 머신이 탄생했다고 칩시다. 햄치즈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이 기계가 생각해야 할 일의 일부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 냉장고는 헬퍼 본체의 위치를 기준으로 어디에 있는가.
- 문을 여는데 어느 정도의 저항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가.
- 무게 중심을 무너뜨리지 않고 어느 정도의 거리까지 몸을 내밀 수 있는가.
- 손을 뻗어 받치고 있는 용기의 무게는, 대체로 얼마인가.
- 잡고 있는 용기를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면, 어떤 종류의 힘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가.
- 용기 안에는 어떤 것이 들어 있는가. 자신의 움직임이 내용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만약 너무 빠르거나 강한 힘을 가하면 그것들을 뭉개버리지 않을까.
- 용기를 어느 정도의 힘으로 식탁에 두면 좋을까.
이상은, 아직도 샌드위치를 조립하기 이전 단계의 작업들입니다.
로봇이 걷거나, 문을 열고, 샌드위치를 만드는 등의 일반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공학적 궁리가 필요합니다. 한편, 인간의 경우 아주 어린아이조차 별다른 노력 없이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모라벡이 "지각과 모빌리티에 관하여 1세 아기의 스킬을 기계에게 주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라고 말한 것은 위와 같은 이유가 핵심입니다. 우리의 두뇌는 지각과 모빌리티와 관련된 방대한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인간에게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고찰
이상의 고찰로부터 언어와 추론에 초점을 맞춘 지능 모델이, 로봇에 비해 왜 이렇게 빨리 진화했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찰의 귀결은 더더욱 나중으로 미뤄집니다. (작업의 대상이 언어와 추론이라는) 범위의 문제에 더하여, 세상에 있는 지적인 문제들을 신속하게 해결해야만 하는 강력한 경제적 압박들도 있는 것입니다.
- 위 그래프는 기원년부터 2000년까지의 인구 1인당 GDP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이 2017년 9월에 공개한 세계 경제성장에 관한 블로그 기사에도 인용되고 있는 이 그래프는 산업혁명 이전의 인류는 거의 경제성장을 하지 않았던 반면, 산업혁명 이후에는 지수 함수적으로 경제성장을 한 것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기계가 크리에이티브한 스킬을 획득하고 있는 현재, 기계가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담당함으로써 세계경제는 다시 지수함수적으로 성장할지도 모릅니다.
지적 작업을 컴퓨터에게 시키려는 요구의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요구로 인하여 역사상 경제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위업을 쉽게 실현했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대역폭을 가지는 범용적으로 유능한 언어 모델은 모든 국가의 재무적 가치를 순간적으로 10배로 만들어버릴 것입니다. 모든 엔터테인먼트, 협상, R&D, 비즈니스가 자동화되고, 각각의 작업의 질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예를 들면, 초월적 지식의 언어 모델과 샌드위치 메이커의 기대 경제효과를 비교했을 경우, 벤처 캐피털이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자명한 일입니다.
게다가 반복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간단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버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수백만 개의 디바이스에서 즉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하드웨어에는 물리적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 물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하드웨어를 계속 사용하면 비용이 상승하고 고려해야 할 옵션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은 어쨌든 지각과 모빌리티에 다시 눈을 돌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회귀가 일어나는 것은 언어, 예술, 추론 등의 지적 작업이 거의 해결된 이후에나 이뤄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회귀가 일어날 무렵에는 AI가 연구 개발의 선두에 서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종 소감
요약하면 모라벡의 역설이야말로 언어나 예술 분야에서 AI가 급속히 진화한 이유입니다. 또 로봇공학이나 모빌리티 분야가 우리의 기대에 비하여 크게 지연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AI가 인간의 지능을, 모든 분야에서 최종적으로 넘어설 것은 분명합니다. AI가 인간의 지성을 완전히 능가할 때까지의 유예기간 동안, 우리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갖춰져 있는 스킬이 기계에게 있어서는 종종 가장 습득하기 어려운 스킬임을 잊지 맙시다. 그리고 아직 인간에게 뒤떨어지는 AI가 존재하는 근미래에 대하여 계획을 세워보지 않으시렵니까?
원문
『Why is AI advancing so rapidly in language & art?』
저자
Nick Sara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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