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분야와 그 현상
헬스케어는 의료에서 일상의 건강유지와 증진까지 폭넓은 대상을 포함합니다.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의료 관련 데이터는 민감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암이나 생활습관으로 인한 병의 위험을 알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간편한 키트로 받을 수 있게 되어, 유전정보는 건강 데이터의 가장 민감한 정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빅데이터와 AI의 시대, 헬스케어 데이터가 개인정보와 합쳐져 건강상의 위험을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보험가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고, 비싼 보험료가 제시되는 등의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병력을 이유로 사회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업과 의료기관은 건강 관련 데이터를 연구 및 임상에 이용하고자 하는 한편, 2018년 5월 'EU 일반 데이터 보호규칙' 발행 이후 의료 데이터는 취급하기 어려운 일종의 '위험 데이터'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는 법규 및 규정을 준수하는 안전한 의료 데이터 취급 방법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헬스케어 서비스의 이용자로서 자신의 건강이나 의료 관련 데이터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참조할 수 있으며 타인정보는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만 정보를 공개하고 싶다는 요구는 나날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사용 이력의 일부를 참조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데이터는 건강진단과 검사, 치료를 받은 의료기관에 산재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료기관의 시스템 운용성은 높지 않고, Open EHR 같은 표준은 존재하지만, 자신의 건강과 의료에 관한 데이터를 참조하려면 의료기관을 찾아 일일이 수집해야만 할 것입니다.
또한, 질병 상태나 치료이력 데이터는 적절한 자격을 갖춘 의료인이 기록한 올바른 것이어야 합니다. 의료에 빠질 수 없는 약물의 생산, 유통 과정에서 데이터 진위 증명에 대한 문제가 상존합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최근,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한 프로젝트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보험 데이터의 적절한 관리 및 공유 시스템 비용절감, 의료인의 자격관리, 약품의 이력관리 등 일상적인 건강증진 활동을 장려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세계의 사례
의료 기록의 관리와 이용
헬스케어 분야에서 선구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미국의 명문대학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MedRec가 있습니다. 2016년경의 프로젝트에서 의료기관을 통틀어 평생 의료기록을 취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thereum블록체인에서 의료기관이나 이용자의 ID 및 관계 데이터의 소유자나 권한 등 메타 데이터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합니다. 실제 데이터는 의료기관 노드로 구성된 네트워크의 각 의료기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됩니다.
프로젝트는 현재 활성화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조기에 나타내, 의료분야 특유의 사정을 고려하여 개인 체인 및 공용 체인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어디에 저장할지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블록체인에서 의료기록을 다룬다'라는 개념은 다양한 프로젝트에 연계되고 있어 블록체인을 전문 기업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닝을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개발로 알려진 Bitfury그룹의 투자회사 Bitfury Capital은 블록체인과 AI에서 의료 데이터를 처리하는 Longenesis에 투자하는 것 외에 Bitfury는 Longenesis와 Medical Diagnostics Web과 함께 의료영상 및 진단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공유하는 차세대 의료 블록체인의 개발에 돌입할 것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Bitfury and Longenesis Partner with Medical Diagnostic Web to Deliver Next-Generation Healthcare...
또한, 에스토니아에서 블록체인 기업 Guardtime은 Instant Access Medical과 Healthcare Gateway와 협력하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arvice) MyPCR를 최대 3,000만 명의 이용자 대상으로 출시했습니다. MyPCR은 세계 최초로 실용적인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기록 플랫폼입니다. Guardtime에 따르면, 복약 애드힐런스(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 방법의 결정에 참여하고 그 결정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을 의미)를 개선함으로 NHS는 8억 파운드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World 's first blockchain-supported Personal Care Record Platform launched by Guardtime and partners to up to 30 million NHS patients in the UK | Guardtime
또한 블록체인에서 의료기록 관리뿐만 아니라 데이터 제공자의 익명성을 담보하면서 데이터 제공자, 연구자, 연구기관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doc.ai는 의료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합니다.
전자 국가 에스토니아는 국가차원에서 e-health에 관여하여 지금까지 소개한 데이터 관리 및 연구 데이터의 제공을, 이미 운용 가능한 수준까지 실현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의 디지털화는 2008년부터 시작하여 의료기관이나 의사들에 의해 기록된 데이터의 95% 이상이 디지털화되었고, 의료기록의 완전성이 블록체인에 의해 보장되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에스토니아는 대학을 중심으로 국민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료 데이터 중에서도 민감한 유전자 데이터를 국가가 제공하려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국민의 이해를 얻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신뢰 가능한 시스템만 있으면 이러한 프로젝트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공급망 관리
의료기록 이외에도 의료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모조 의약품은 국가도 우려하는 것으로 미국의 DSCSA(Drug Supply Chain Security Act)와 같이 제품 추적을 전자적으로 담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블록체인을 이용한 공급망 설루션을 제공하는 Chronicled은 2016년 제약 공급망을 위한 대장인 MediLedger Project를 출시했습니다. MediLedger의 워킹그룹에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Pfizer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이외에도 런던에 본사를 둔 FarmaTrust는 2017년에 창업한 기업에서 블록체인과 AI를 활용하여 제품의 공급망을 간소화하고 안전한 제품을 유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FarmaTrust | Pharmaceutical Blockchain and AI Solutions | London
의사의 자격증명
블록체인은 의료 종사자의 자격증명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슈빌을 거점으로 하는 Hashed Health는 블록체인 기반의 헬스케어 설루션을 폭넓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개업 자격증명 서비스 Professional Credential Exchang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역시 자격증명과 블록체인은 궁합이 좋은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상이 있는 건강관리 앱과 서비스
진지한 의료분야의 응용 프로그램과는 그 색이 좀 다르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보상 부여형 캐주얼 의료 서비스가 나온 것도 주목하고 싶은 흐름입니다. 건강에 좋은 활동에 보상을 해주는 프로젝트로 보행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Sweatcoin이 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에는 Steem블록체인을 이용한 Actifit이 출시되었으며 2019년에 들어서면서 일본에서 NEM블록체인을 이용한 Fific이 출시되었습니다.
이 서비스의 장점으로 일상의 행동에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입니다만, 그것 이상으로 건강증진 활동이 블록체인에 새겨져 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국내에선 캐시 워크나 토스 만보기 등의 서비스가 유명하지만, 이 서비스에 아직 블록체인이 도입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 의료계의 블록체인 도입 움직임
일본 경제산업성은 분산형 시스템의 가능성에 대한 조사자료에서 의료분야 블록체인 활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분산 시스템에 대응한 기술 · 제도에 관한 조사보고서(METI /경제산업성)
정부도 블록체인을 핵심기술로 주목하고 있지만, 의료의 경우, 특히 시스템의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하며, 일본의 많은 프로젝트는 실증실험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움직임도 슬슬 나타나고 있습니다. Opening Line은 앞의 Fific를 2019년에 출시하고 Arteryex는 2018년 다나베 미쓰비시 제약 엑셀레이터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정보 플랫폼 '건강 은행'을 제안하고 자신의 Arteryex Chain을 활용하여 의료정보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Arteryex | 의료 블록체인 | 건강 은행
현재 일본에는 데이터 공유와 시스템 상호운용성 향상, 연구 데이터의 수집을 목표로 한 B2B 중심의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향후 헬스케어 데이터의 진정한 주인인 서비스 이용자들의 손에 다시 돌려주는 분산형 시스템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다른 분야뿐 아니라 의료분야도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지만, 블록체인이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를 공유할 뿐이라면 데이터베이스라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헬스케어 데이터의 특징상 컨소시엄 형태의 Private체인 운영을 검토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만, 개인 체인의 난립은 상황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애당초 건강기록이나 의료기록은 이용자의 것입니다. 이용자가 적절하게 자신의 기록을 참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액세스 제어를 제공하며, 모든 관계자들에게 win-win 상황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로 블록체인과 가상통화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 수 있습니다. B2B에서도 모조 의약품의 제거를 목적으로 한 의약품 트레이스빌리티를 보장하고, 의료인 자격증명 등의 다양한 블록체인 응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이용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의료 종사자를 비롯한 건강관리 서비스 종사자 및 사용자가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요를 어느 정도 이해하거나 적어도 저항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투자한 결과, 이미 에스토니아가 선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에스토니아의 궤적은 코지마 타케시 씨의 저서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AI에서 앞서가는 에스토니아에서 발견한 시시하지 않은 미래 - 손 타이조(감수) / 코지마 타케시(저서)
의료 분야에서의 블록체인의 도입은 아직 초기단계입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경을 초월한 의료 시스템의 수요도 높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데이터 표준이 생기고 블록체인이 어떻게 이용되어 갈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