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계가 안고 있는 추적성 문제
식중독이나 허위 식품 등의 문제로부터 식품의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과정을 명확하게 하는 '트레이스빌리티(Tracebility)'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서양의 식량 자급률이 높기로 유명한 나라도 슈퍼마켓에는 다른 대륙과 지구 반대편에서 온 야채가 줄지어 있습니다.
수천 킬로 떨어진 산지의 재료를 신선하고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공식품이라도 되면 원재료의 생산에서 가공, 운송 및 도매를 거쳐 소매점에 도착할 때까지의 공급망은 상상을 초월하는 복잡한 것입니다. 식품 정보는 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공급망 어딘가 하나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만으로도 식중독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의 큰 사건으로 2018년의 봄과 가을에 미국에서 로메인 상추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하여 사망자도 나왔습니다.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CDC)는 국민들에게 로메인을 모두 파기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멕시코 농장에서 생산된 고수에 의해 미국에서 식중독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양에서는 종종 축산현장에서 가축들의 열악한 사육환경이 이슈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론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낮추는 식품 판매업자와, 저렴하면 그만인 소비자도 적지 않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된 가축의 고기와 가공품을 방목을 연상시키는 포장지로 싸서 팔고있는 상황은 허위식품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안전, 안심은 물론 윤리 및 환경을 생각한 음식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트레이스빌리티는 생산자, 유통업자, 판매자,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편, 현재 각국과 지역에서 규제는 있으나 각각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부분도 많아서 소비자들이 볼 수 있는 정보라고는 포장지나 슈퍼마켓에 보이는 '○○씨가 생산하였습니다"라는 문구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관계자가 액세스할 수 있는 변조 불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공급망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IBM의 Food Trust
IBM은 블록체인 초창기부터 Hyperledger프로젝트에 자사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등 블록체인에 대한 개발솔루션 제공에 적극적입니다. 식품 관련분야에서는 2016년 시점에서 이미 세계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 Walmart와 블록체인을 사용한 실증 실험에 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Food Trust는 2018년에 프로덕션을 시작하고 일본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월마트, 네슬레, Dole, 유니레버 외에도 육류 최대의 타이슨푸드, 미국의 식료품 판매 대기업 Kroger(크로거는 Safeway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마켓 체인 회사)등 유명한 대기업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2019년 4월에는 Safeway 등을 소유한 미국의 식료품 판매 대기업 Albertsons가 Food Trust를 이용하여 로메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한 것이 보도되었습니다. 보도 시점에서 IBM의 집계에서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50만 로트(lot, 1회에 생산되는 특정수의 제품 단위) 이상을 추적했다고 합니다.
Food Trust는 IBM의 Hyperledger fabric을 이용하여 구축되어 있습니다. 블록체인 허가(permission) 형으로, 식품의 생산과 유통에 관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검사증명 및 인증서 등의 문서가 기록됩니다. 데이터는 기록한 조직이 소유하는 것으로, 공개하고 싶은 상대에 한해서만 권한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품에 문제가 발견되면 어떤 경로를 거쳐왔는지 확인하는데 며칠이 걸렸었는데, Food Trust는 몇 초 만에 이력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네트워크의 구성원끼리 보안채널을 열어 독자적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여 공급망에서의 의사 결정을 자동화하는 등 비즈니스에 맞게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용료는 소규모 사업자가 한 달에 100달러(세금 별도)부터 입니다.
Food Trust는 B2B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타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응용프로그램에 대해 API 이용 예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엔 식량 농업기구도 중요한 기술로 블록체인에 주목
유엔 식량 농업기구(FAO)는 세계 인구증가, 기후변화가 심각한 가운데에서 ICT의 역할에 주목하고 블록체인을 요소 기술의 하나로 거론하며 블록체인을 설명하고 농업 분야에서의 이용을 상정하고 블록체인이나 서비스의 비교, 이용사례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IT관점에서 식·농업 분야에 블록체인을 이용한 설루션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꼭 봐야 할 자료입니다.
E-Agriculture in Action : Blockchain for Agriculture -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트레이스빌리티 이외 분야에서의 이용
식품업계 블록체인은 주로 공급망 추적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습니다만, 그 이외의 이용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ChainTrade는 블록체인 기반의 농산물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스라엘 Avenews-GT는 농산물 거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씨앗과 식물의 권리와 종자의 채취에 대해 세계에서 규제가 강해지는 가운데 향후 농산물과 그 근원이 되는 식물에 대한 권리의 관리를 블록체인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의 사례
세계에서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도 식품의 안전성을 담보하고 식품이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실증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즈호 정보총연과 로손은 생산업체로부터 편의점에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의 운송, 입고, 판매, 폐기에 관한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의 개별 품질관리 플랫폼에 등록하는 실증 실험을 2018년 4월~ 8월까지 5개월간 실시했습니다. 실험을 통해 부정 감지, 퍼포먼스, 정보공개 수준의 설정 등 문제가 발견되어 향후 검증을 통해 실용화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전기통신국제정보서비스(iSiD)의 혁신연구소, 이노라보는 2016년부터 블록체인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8년 5월 미야자키현 아야쵸와 도내의 레스토랑 등과 함께 아야쵸에서 생산되는 유기 농산물의 안전성과 품질을 블록체인에서 보증하는 실증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공급망의 디지털화와 함께 블록체인의 보증으로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도 실험 목적의 하나였습니다.
ISID블록체인에서 농산물의 생산·유통·소비 내역을 보장 추적 실증 실험을 개시 (2018년 05월 17일)
블록체인과 식품산업의 미래
세계에서는 IBM이 Food Trust 운용을 시작하여, 월마트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이미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IT설루션 제공을 통해 업계 지식을 축적해온 IBM이 대기업들을 끌어들여 플랫폼을 제공하는 흐름은 식품 분야의 블록체인 도입에 가속도를 붙을지 모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생산 현장까지 침투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대기업이 거래처에 Food Trust의 도입을 권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ood Trust 구축 경험은 향후 국내에도 유사한 시스템을 소매로 도입하는데 참고하고 싶은 점이 보입니다. 식료품 판매 대기업 Albertsons는 로메인상추 품목에 한정하여 Food Trust실험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과거 식중독이나 사기가 발생하여 안전성이 의심되는 식품부터 단계적으로 시스템 사용을 시작하는 간단하고 현실적인 도입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식품이라는 디지털 데이터로 표현하기 어려운 대상을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식품의 개체와 블록체인을 붙이는 완벽한 수단은 찾기 어렵고, 악의적인 데이터와의 바꿔치기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프로세스 자동화, AI에 의한 동일성과 품질 판정에 따른 향후 개선이 기대됩니다.
식품 분야의 블록체인 도입 움직임은 아직 초기단계의 B2B 사업이 대부분입니다만, 스타벅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프로젝트 Bean to Cup이나 IBM이 플랫폼 이용 기업이나 서드파티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하는 것을 보더라도, ‘환경에 좋다’, ‘윤리적으로 만들어졌다’라는 말이 데이터의 뒷받침을 통해서 향후 진정한 윤리적 소비와 생산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